"어렸을 적에 들은 이야기인디...쩌어기 금강 다리 만들 때 쌓으면 무너지고 쌓으면 무너져서 인부들이 죽어나가더라네. 그래서..."

천안 광덕면 용경면의 '맹 보살'로 불리는 맹대열(84) 할머니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김해자 시인은 "여우 이야기도 해보라"며 맞장구칩니다. 시인은 이곳에서 이렇게 '할매언니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들의 오장육부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받아쓰면 시가 됩니다. 

김해자 시인은 인천 노동운동 현장을 떠나 전주를 거쳐 이곳에 정주했습니다. 용산, 세월호, 이태원 등 참사 때문에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에게 모두 시가 됩니다. 주역, 명리학, 점성학을 공부한 그는 점을 치는 시인이기도 합니다. 그에게 점은 "길흉화북을 엿보는 도구가 아니라 소통의 수단"입니다. 할매주의자 시인과 할매들의 이야기를 토요판이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