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별받는 20대남, 잠재적 가해자 취급까지"

2021. 12. 25.

Saturday_letter no.05 I 2021.12.25

"오늘은 추억 타임머신을 타고 2019. 12.24로 왔습니다. <광끼의 갓싸이> 싸이의 올나잇 스탠딩쇼를 다녀왔습니다. 뿌이뿌이뿌이~~"

며칠 전 출근길에 싸이 음악을 듣다가, 문득 누리꾼의 이런 글을 찾았습니다. 2019년이면 코로나19 이전 마지막 대규모 콘서트가 가능했던 시기였더군요. 아득한 느낌인데, 불과 만 2년전입니다. 유튜브에서 싸이 노래 '예술이야' 떼창 영상을 보다가, 이게 뭐라고 괜히 뭉클해졌습니다. 오늘 아침 선물이 '진짜 산타할아버지'가 놓고 간 것인지 의심할 만큼 자란 아이들과 함께 싸이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갈 날을 기대해 봅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이렇게 따라부를 때가 곧 오겠죠?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예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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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커버/이대남을 화나게 한 '그 페미니즘'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달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페미니즘이란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강연) 같은 말이 거대 정당 대선 후보들의 공식 발언으로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다른 연령대에 견줘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20대, 그중에서도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한 구애인데, 요즘 20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그만큼 예민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1.가수 홍순관, 그처럼 사는 건 그 밖에 없을지도

무대에 선 지 35년째인 홍순관은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픔과 슬픔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하다. 삶의 현장에서 부르는 그의 노래는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대신 아픈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주저앉은 이들의 무릎을 일으켜 세운다. 그를 두고 정태춘은 “홍순관은 오랫동안 세상의 그늘 속으로 들어가서 그늘을 걷어내고자 노력했다”고 표현했다.

2."아픈 엄마위해 매주 PCR"...이 위기 헤쳐나가려면

“어, 선생님이시네요. 저 매주 검사받아요.” 평일 야간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피시아르(PCR)검사를 돕고 있는데, 낯익은 분이 검사를 받으러 온다. 말기 암에 수차례 뇌출혈 증상을 보이는 어머니를 돌보는 보호자 김수진님(가명)은 거의 매주 코로나 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어머니가 걱정되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소 불쾌할 수 있는 검사를 그렇게나 자주 받는다.

3."내년 세차례 금리인상"...주가에 그렇게도 독일까?

오미크론을 제외하면, 미국 증시의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다. 연준이 통화 긴축 시기를 서두르고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을 때면 주가가 급락하곤 한다.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그렇게도 독인가?

4. 돈을 내고 운동할 '의지'를 샀다

몇달 전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에 절박한 심정으로 갔을 때 일이다. 어디를 가든 운동의 시작은 ‘인바디’를 재는 것이다. 정말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인바디를 잰 결과는 끔찍했다. 몸무게는 둘째 치고, 근육량과 체지방률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5㎏ 정도 쪘다.

5.잘 만든 예능이 우리를 춤추고 공차게 하리라

“어, 이건 뭐예요? 축구화 사셨네?” 일을 논의하러 방문한 여자 동료의 집 현관에는 새로 산 축구화와 축구공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동료가 말했다. “아니, <골 때리는 그녀들> 보다가 나도 공이 너무 차고 싶어서요.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아는 언니가 여자들끼리 축구 하는 모임이 있다고 날 데려가더라고. 그래서 그날 처음으로 볼을 차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B커버/한겨레가 뽑은 2021년 올해의 책

<한겨레> 책지성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2021년 ‘올해의 책’을 선정했습니다. 올 한 해에도 매주 쏟아져 나온 책 가운데 중요하다고 판단한 책들을 고르고 열심히 숙독하여 책 기사를 쓰고 지면을 만들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헤아려 보니 마흔아홉 주입니다. 주요하게 읽고 다룬 책은, 줄잡아 500권가량이 넘습니다. 이 중에서 스무권을 고른다는 일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을까요? 다만 <한겨레> 책지성팀이 올해를 되돌아 보며, 널리 깊이 많이 읽히길 바라는 책을 용감하게 골랐다고 생각해주시면 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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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버/"수고했어 올해도" 당신 위한 리츄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학적 가치는 재미와 의미다. 의미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추얼’을 통해서다. (...).” 미국의 언론인 메이슨 커리의 책 <리추얼> 추천사에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이렇게 썼다. 리추얼은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이다. 순식간에 흘러가버리는 일상 한 자락을 온전히 자신에게 보내는 시간이다. 거창할 필요 없다. 이불 개기, 아침밥 먹기도 리추얼이 될 수 있다. 코로나로 일상의 리듬이 깨지기 쉬웠던 지난 한 해는 어쩌면 그 위로가 가장 필요했던 때였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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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볼리비아 황금계곡에서 만난 ‘전망 좋은 방’

“너는 천개의 베개를 가졌대!”하루는 친구가 생년월일을 캐묻더니 명리학을 공부하는 제 어머니에게 들었다며 전한 말이었다. 겨우 중학교 1학년이던 나는 ‘천개의 베개’가 무엇을 은유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낯선 숙소의 베개를 베고 자던 밤, 오래전 벗이 전해준 말이 떠올랐다. ‘천’은 구체적인 숫자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셀 수 없이 많다’는 뜻이었으리라.

2.된장과도 어울리는 발랄한 와인 리슬링

독일 리슬링에 반한 점은 당도가 아니라 산도였다. 나는 오랫동안 리슬링을 단 술로 생각해서 피해왔다. 그래서 리슬링을 고르는 첫번째 기준은 ‘달지 않아야 한다’였다. 주로 마시는 리슬링은 낮은 등급의 트로켄(영어로 ‘드라이’란 뜻)과 카비네트다. 하지만 등급이 낮아도 이 와인의 맛은 탁월하다. 달지도 시지도 않은 균형감에 사과, 멜론, 풀꽃 향이 가득하다.

3.명탐정 알레고리가 알려준 것

알레고리란 개념을 의인화하면 어떨까? 알레고리의 알레고리다. 나는 명탐정 알레고리의 사무실을 찾아간다. 알레고리는 나를 보자마자 말한다. “마감이라는 신사가 찾아온다는 편지를 받았군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과연 명탐정.” “후후, 마감은 괴인이지만 모리아티 같은 악당은 아니죠. 당신이 그를 화나게 하지만 않으면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4.어디에도 없던 천재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

2021년 11월28일 버질 아블로라는 1980년생 디자이너가 희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의 신문을 포함해 세계적인 언론사들이 일제히 부고 기사를 냈다. 그가 속했던 루이 비통 모엣 헤네시 그룹(LVMH) 차원에서도, 카녜이 웨스트를 비롯한 세계의 스타들도 버질 아블로를 추모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궁금할 수 있다. 버질 아블로가 누구고 뭘 했길래 이렇게까지?

5.빛으로 그린 이야기 / 인곤마핍 (人困馬乏).

*링크 없는 기사입니다. 사진의 여유를 누리세요.

인곤마핍 (人困馬乏). 중국 후한 말, 위나라와 오나라에 비해 세력은 가장 약했던 촉의 황제 유비는 중원 장악에 실패하며 외곽으로 밀려 피난길에 오르며 날마다 도망치다 보니 사람, 말 모두 지치고 기진맥진한 상황을 언급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교수신문>이 진행한 ‘2021 올해의 사자성어’ ‘묘서동처'(猫鼠同處) 다음으로 선정된 사자성어인데, 개인적으론 올 한해를 뒤돌아보면서 가슴에 와 닿는다. 한해 다들 너무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희망은 있다는 사실을 믿고 싶습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