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 스웨덴 한림원에서 뜻밖의 낭보가 날아들었습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각)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가 선정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은 두 번째 노벨상이자, 아시아에서 여성 작가로는 첫 수상이기도 했습니다.
서점가엔 한강 작가의 책이 동났고, 오랜만에 책을 사거나, 다시 책을 잡거나, 글을 쓰거나, 독서 모임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처럼 텍스트에도 솔솔 바람이 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바람은 ‘텍스트 힙’(Text hip) 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텍스트 힙’은 ‘글·문자’(text)와 ‘최신 유행에 밝은·멋진’(hip)이란 뜻의 영어 단어를 합친 신조어입니다.
하지만 이런 ‘텍스트 힙’ 바람과 함께 ‘텍스트 문해력 논란’이 공존하는 게 현실입니다.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하거나, ‘사흘’을 ‘4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한겨레 토요판은 시민들이 텍스트와 함께하는 현장을 살펴보고, ‘텍스트 힙’이 한때 유행 같은 열풍이 아니라 지속적인 순풍을 타기 위한 대안도 들어봤습니다.